수납미학 설계

수 납 미 학

공 간 가 구

디 자 이 너

임 승 민  대표

학력
  •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 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
  • 복수전공
경력

대학생 때부터 가구를 디자인해 팔기 시작하고
이후 사업자로 초등학교 리모델링과
아파트 공사 같은 큰 프로젝트도 입찰하여
수주와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두 진행하는 경험을 했다.

대학 졸업 후 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일하며
건축 설계 경력을 쌓는 동시에
오피스, 카페 등의 상업시설부터
집과 같은 주거시설까지 다양한 공간 인테리어를
미니멀리즘에 입각해 작업했다.

건축과 인테리어, 가구가
하나의 콘셉트로 연결되는 작업을 원했던 그는
2012년 자신의 꿈을 담은
‘투앤원디자인스페이스‘를 창업했다.
‘여유와 재미가 있는 일상을 만드는 사람들’을 모토로,
건축을 기초로 해서 공간 및 가구를 디자인한다.
그는 미니멀한 인테리어를 통해
‘일상의 여유는 정리된 공간에서 시작된다’
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조선> <행복이 가득한 집><리빙센스> 등
여러 매거진에 그가 작업한 집이 소개되었으며
tvN <렛미홈> 방송에 출연하여 시스템화한 수납으로
집이 깔끔해지는 장면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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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여유는 정리된 집에서 시작된다

투앤원디자인스페이스의 임승민 대표는 
일상에 여유가 생기는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건축가이자 인테리어 및 가구 디자이너다.

그는 공간을 디자인할 때 채우기보다
두 개를 하나로 줄이는 쪽을 선택한다.
회사 이름 역시 줄이고 줄여서 나머지 두 개도
한 개로 줄 이자는 뜻의 투앤원디자인스페이스로 지었다.

“행복은 여유와 재미가 있는 일상을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일상의 여유는 집에서 시작된다고 봤죠.
공간에 여유가 생기면 시간 여유가 생기고
다시 마음의 여유로 이어지게 됩니다.”
미니멀리즘과의 본격적인 인연은 의외의 계기로 찾아왔다.

“건축설계 사무소에서 일할 때
교정시설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됐어요.
그때 미니멀리즘이라는 개념을 정확히 탑재하게 됐죠.
그곳은 잠자는 곳과 일상생활을 하는 곳이 분리돼 있어요.
잠을 자는 곳은 한 사람 누웠을 때 크기를 기준으로 해서
콤팩트하게 규모를 짜는 작업인데,설계하면서 좁은 곳에서
사람이 지내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지요.”

교정시설 작업을 통해 그는
사람이 사는 데 있어서 공간의 크기’ 못지않게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개인 공간은 좀 더 콤팩트하게 시스템화하고,
공동 공간은 심플하고 여유롭게 구성하는
지금의 투앤원디자인스페이스 공간 프로그램은
그때의 경험 에서 비롯된 것이다.

“교정시설뿐 아니라 절 역시
스님의 개인 공간은 최소한으로 확보 하고,
스님들이 다 같이 모이는
공동 공간은 최대한 넓게 사용하잖아요.
이걸 작은 단위의 공동체인’집’이라는 공간에 적용한 거죠.
개인의 방은 좁고 효율적으로,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거실은 최대한 넓고 단순하게 구성합니다.
그렇게 하면 같은 공간이라도
넓고 효율 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공동 공간을 넓게 사용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의 하나가
거실과 주방의 경계를 없애고
하나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거실과 주방을 합쳐 하나의 공간으로 활용하면
그만큼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
이때 가구도 두 가지 기능을
합친 가구를 활용하면 더욱 효율적이다.
수납장 겸 소파, 책장 겸 파티션, 소파 겸 침대 등 과 같이
두 가지 기능을 갖춘 디자인을 고르면
같은 공간이라도 좀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다.

공간은 통합할 수도 있지만 나눌 수도 있다.
그는 침실을 분할함으로써
업무가 가능한 집중도 높은 공간을 완성했다.

“일과 일상을 함께할 수 있는 집을 고민했어요.
일상을 보내는 집 이라는 공간이 있고,
그 공간을 디자인하는 게 저의 일이기도 하잖아요.
좋은 인테리어 디자인은
실제 집에서 먹고, 자고, 쉬면서 나와요.
잘 때 이렇게 자도 될까?’ ‘이런 이불이 좋지 않을까?’
‘이런 가 구들이 있으면 어떨까’ 등 집에서 하는 모든 생각이
아이디어의 소스가 되지요. 그래서 작업도 주로 집에서 해요.
그러다 보니 집에 홈 오피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파티션을 겸하는 가구를 활용 해서
침실을 분할함으로써 실행에 옮기게 되었지요.”
그는 가구를 파티션처럼 제작해서 침실 한쪽은
취침 공간으로, 한 쪽은 홈 오피스로 사용하고 있다.
취침 공간은 한 명이 딱 누워서 잘 수 있도록
콤팩트하게 꾸몄고, 그 반대편은
시스템 수납장을 짜 넣어 작업 공간으로 완성했다.
침실과 홈 오피스 사이에는
그의 오랜 취미인 피아노를 두었고
나머지 부분에는 모두
공간에 맞는 시스템 수납장을 짜 넣었다.
효과적인 분할 덕분에 취침 공간은 더 아늑하고,
작업 공간은 독서실처럼 집중도가 높다.

정리가 쉬운, 수납이 잘되는 집을 만든다

“미니멀리스트도 등급이 있다고 생각해요.
채식주의자도 완전 채식을 하는 비건,
유제품과 계란 정도는 먹는 락토오보,
해산물을 먹는 페스코 등으로 나뉘는 것처럼,
미니멀리스트에도 그레이드가 있죠.
물건은 어느 정도 소유하되
정리 정돈을 하면서 살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건 자체를 아예 소유하지 않는
극단적인 미니멀리스트들도 있잖아요.
그런데 어느 쪽이든 수납을 아주 안 할 수는 없을 듯 해요.
특히 초보 미니멀리스트에게는 효과적인 수납이 중요하겠죠?”
그는 미니멀 라이프의 시작은 바로 정리 정돈이라고 생각했다.
정리를 잘하려면 수납이 중요하고, 그 수납의 방법으로
홈 시스템 가구가 필요할 것이 틀림없었다.
모든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미니멀 리스트가 될 수는 없다.
더구나 물건을 아예 소유하지 않아서
수납 조차 필요 없는 단계에 이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수납이 효율적으로 되는 공간을 통해
정리가 쉬운 집을 경험하고, 정리된 공간에서
일상의 여유를 찾는 것에서 출발해보면 어떨까?

“수납장을 벽면 가득 채우면 가구가 튀어나오니까
집이 좁아 보 이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하지만 수납장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죠.
수납장이 있음으로써 나머지 공간이 비워지면,
집이 정리돼 보이고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거든요.”
수납장을 짤 때 역시 무턱대고
가능한 한 많이 짜 넣는 건 아니다.
그 집의 살림 규모를 철저히 계산해 짜 넣는다.
여기에는 그가 추구 하는 8대 2 법칙이 적용된다
“우리나라 가정은 라이프스타일이 대부분 비슷한 것 같아요.
80퍼센트는 유사하고 20퍼센트 정도가 다를 뿐이지요.
그래서 저도 80퍼센트는 비슷하게 가고,
나머지 20퍼센트는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스타일을 만들어요.
전체적으로 화이트 컬러의 홈 시스템 가구를 짜 넣고,
소재와 컬러를 각기 다르게 섞어 각자의 개성을 살려주지요.
마감재나 컬러 부분에서 선택의 폭이 너무 넓으면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거든요”

다른 인테리어 업체의 포트폴리오는 스타일이 제각각이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인테리어에 모두 변화를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고객에 따라 공간 구성을 다르게 하 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우선 가족 구성원의 수와 나이만 대략 물어보 고 집을 실측해
투앤원에서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먼저 보여준 이후
집주인의 요청에 따라 수정을 하는 것이다. 그 차이다.
“저에게 인테리어를 의뢰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니멀한 공간을 원하기 때문에 찾아오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은 그들보다 제가 더 잘 알기 때문에
제가 먼저 디자인한 뒤 집주인의 취향에 맞게
추가 수정을 하는 게 오히려 일이 빠르고 작업이 간단해요.
예를 들어 ‘당 신의 옷이 몇 개의 옷장으로 다 정리가 되나요?’
라고 물어보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내 물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갖고 있는 거죠.
보통 문 네 짝짜리 옷장이면 여자든, 남자든 갖고 있는
모든 사계절 옷이 거의 정리가 됩니다.
작업을 오래 하다 보니 평균적으로 그런 규모가 나오더라고요.
그게 넘치면 버려야 하 는 거예요.
저희는 먼저 적절한 수납공간을 확보한 모습을 보여주고,
이 안에서 해결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을 해주죠.”

공간은 정해져 있으니 우선순위를 정해
물건을 정리하고 나머지 는 버려야 한다.
그래야 처음 시공한 모습 그대로 깔끔함이 오래 유지된다.
투앤원디자인스페이스 홈페이지에 소개된
공간 디자인 포트폴리오는 시공 직후 찍은 사진이 아니다.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1년 후에 찍은 사진이다.
시공 직후의 상태가 1년이 지나도록
깨끗하게 유지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라고 한다.
“정리정돈이 되면 청소 시간이 줄어들고,
그만큼 시간의 여유가 생기고 생활에도 여유가 생겨요.
그 여유 시간을 좀 더 가치 있게, 행복하게 보냈으면 하는 것이
공간 디자이너로서 저의 철학이자 모토이죠.”

귀차니즘이 만들어준 정리 습관

그는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습관이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게으른 성격 탓이라고 말한다.
“귀차니즘 기질이 저를 미니멀 라이프로 이끈 것 같아요.
두 번 움 직이는 것을 싫어하는데 그러려면 시스템을 잘 만들어두어야겠더 라고요.
집이 어질러지는 건 벗어둔 옷이나 가방, 물기만 닦은 수건, 빗자루같이
늘 사용하는 자잘한 것들 때문이죠. 이것들도 그들의 자리를 마련해주면 집이 항상 깔끔해요.
보통 집에서 입는 옷은 의자나 침대 위에 걸쳐두기 마련인데,
그런 것들도 수납할 위치를 정해 두면 어질러질 일이 없어서 깔끔한 방을 유지할 수 있어요.”
그는 자신의 방을 리모델링할 때, 이런 세심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고민했다.
예를 들어 날마다 들고 다니는 가방을 보관하기 위해
오픈 수납장을 마련하되, 문을 열면 안 보이는 곳에
위치를 잡아 방이 늘 깔끔해 보이도록 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물건들이 제자리를 못 찾아서 집이 어질러지는 일은 별로 생기지 않는다.

“집 안 물건 중에는 책, 옷처럼 계속 늘어나는 물건도 있어요.
매번 정리하지 않고도 그런 것들을 깔끔하게 유지할 방법을 계속 고민했죠.
우선 책을 그림책과 텍스트 책 두 가지로 나눴어요.
텍스트가 메인인 건 대부분 버리고 전자책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전자책으로 보면 책이 더 느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니까요.”
일과 관련된 그림이 메인이 되는 책은 구입한다.
그런데 그 그림 책도 전자책이 있으면 그걸로 대신한다.
인쇄된 것보다 화질이 좋기 때문이다.
책도 장기적으로는 모두 정리할 계획이다.

옷은 수납적인 측면, 패션적인 측면 두 개로 나눈다.
수납적인 측면에서는‘거는 것’ ‘접는 것’ 으로 나눠 정리해 보관한다.
패션적인 측면에서는 그가 정한 4X4 법칙으로 스타일링한다.
계절마다 상 의 네 벌, 하의 네 벌을 정해놓은 후,
경우의 수대로 조합해 16가지의 스타일로 입는 방식이다.
한 달이 30일이니까 한 달에 똑같은 옷은 많아야 두 번 정도 입게 된다.
상의와 하의 네 벌씩은 자신이 진짜 좋아하고 편하게 입을 수 있으며
어떤 것과 매치해도 잘 어울리는 것으로 선택한다.

“옷이 많으면서 입을 옷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이유는 같은 옷만 자주 입어서 그래요.
편하고 잘 어울리는 옷에 자꾸 손이 가는 거죠.

처음부터 그런 옷들로만 옷장을 채우면 고민할 일도 없고
옷도 골고루 효율적으로 입을 수 있는데 말이에요.”
4X4 스타일링이 어렵다면, 5X5, 6X6 스타일링을 시도해봐도 좋다.
하지만 그 수가 너무 많아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한 달에 한 번도 안 입는 옷이 생기면서 물건만 늘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규칙을 정하고 이름을 붙이면 머릿속도 미니멀하게 정리된다
그는 쇼핑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필요한 게 생기면 구입하되 규칙을 정해놓고 산다.
그는 그 규칙에 ‘물 관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에게 물 관리란 ‘하나 사면, 하나 버리는’ 그만의 쇼핑 규칙이다.
그래야 정해놓은 규모가 유지된다. 
그의 ‘물 관리’는 업무에도 적용된다.
예를 들어 쇼핑 사이트에 물건을 딱 열 개만 올리는 것을 물 관리 원칙으로 정했다면,
그 열 개를 유지하다가 더 좋은 물건이 나오면 기존에 있던 것을 미련 없이 빼고
새것을 넣어 항상 열 개를 맞추는 식이다.

그의 사무실에는 그 흔한 인스턴트커피나 녹차 티백이 하나도 없다.
500밀리리터 생수 한 통으로 ‘물 관리’를 통일했기 때문이다.

“전에는 사무실에 커피, 탄산음료, 주스 등 여러 종류를 갖다 놓았지만, 
취향에 따라 선택이 제각각이라 번거롭고 귀찮더라고요.
근데 물은 안 마시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래서 500밀리리터 생수를 마시는 것으로 정했어요.
컵도 필요하지 않아 쓰레기가 쌓일 일이 없더라고요.
제가 생각하는 일상의 미니멀리즘은 바로 이런 거예요.”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이유는 결국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사람은 여유가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
그게 공간이든, 시간이 든, 마음이든, 우리에겐 여유가 필요하다.
“8대 2 법칙, 4X4 스타일링, 물 관리 등 제 생각에 이름을 붙이는 것도
좀 더 상황을 미니멀하게 만들기 위해서예요.
컴퓨터 폴더도 이름을 적어놓아야 어떤 것들이 들어 있는지
쉽게 파악되고 나중에 찾기 쉽잖아요. 마찬가지예요.
어떤 상황에도 이름을 지어 놓으면 머릿속에서 정리가쉽게 되죠.”

상황을 좀 더 미니멀하게 만들고 싶어 그는 항상 고민한다.
그리고 고심 끝에 정한 원칙이라도 그걸 고집스럽게 고수하지는 않는다.

좀 더 좋은 방법이 나타나면 계속 그 상황을 업데이트한다.
‘이게 최선입니까?’를 자신에게 질문하는 일은 그에게 일이자 취미이며 일상이다.

“물건을 한번 깔끔하게 정리해 놓으면
신기하게 그다음부터는 내가 하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자동화되는 느낌이랄까요.
일상이나 공간이 정리가 안 되면 심적으로 번거롭고
정리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겨 스트레스로 다가오잖아요.
그런데 물건의 규모를 줄이고 정리를 시스템화하면
개인 비서가 생긴 듯 생활이 편해집니다.
해야 할 번거로운 일들이 사라져서
심적으로, 시간상으로 여유가 생긴 덕 분이지요.”

생활 전반에 있어 생각이든 일이든 정리를 잘해두면
개인 비서가 생긴 듯 일이 편하고 순조롭다.

미니멀리즘은 그에게 개인 비서다.

박미현. 2017. 날마다 미니멀 라이프. 조선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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